공지사항

2008. 5. 5. 16:40
book jud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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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공지영이 딸 위녕이 고3 일때, 그녀가 매주 화요일에 딸에게 보낸 편지를 토대로 한 에세이란다. 고3인데 공부해야지- 하고 은근은근 압박하면서도. 내 얘기 좀 들어달라는 투로 혹은, 센치해진 엄마의 주절주절 넋두리라고 느껴지는 글들.


더 많이 사랑할까봐 두려워하지 말아라. 믿으려면 진심으로, 그러나 천천히 믿어라. 다만, 그를 사랑하는 일이, 너를 사랑하는 일이 되어야 하고, 너의 성장의 방향과 일치해야 하고, 너의 일의 윤활유가 되어야 한다. 만일 그를 사랑하는 일이 너를 사랑하는 일을 방해하고 너의 성장을 해치고 너의 일을 막는다면 그건 사랑을 하는 것이 아니라, 네가 그의 노예로 들어가고 싶다는 선언을 하는 것이니까 말이야. p.179

그때 너는 누군가를 비난하면서 '선생님답지 못하게 내게 이야기했다'고 투덜거렸고, 엄마는 바로 '너 역시 학생답지 못하게 공부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맞받았고, 그때 너는 '엄마답지 못하게 딸을 격려하지 않는다'고 화를 냈지. 누구 '답다'는 것과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의 경계는 마치 살아 있는 한 사람을 다루듯 늘 어렵고 움직이는 것이라는 것을 엄마는 생각했다. 말하자면 그것은 어떤 고정체가 아니라 늘 수백만 가지의 경우와 기분과 감정 그리고 사려깊음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는 것을. p.187


'딸, 엄마는-', '위녕, 엄마는-'
꼭꼭 엄마는, 엄마가 하고 시작하는 문장들을 보고 있자니 열이 나기도 했다. 친구 집에 놀러왔다가 남의 엄마에게 듣는 그 옳은 말들을, 내가 우리 엄마에게 들었다면 어땠을까...
우리 엄마처럼 한 숟갈이라도 더 먹여 학교 보내야 하고, 죽으나 사나 나가서 일도 해야하고, 위녕 엄마처럼 이렇게 쉬운 말, 고급스러운 단어들로 이런 저런 인생도 얘기해줘야 하고.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라는 믿음을 주고 싶은, 줘야 하는 엄마 역할은 참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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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딸이 갖고 싶어졌다. 큰일이군-_- 아들은 절대 안되고, 꼭 말이 잘 통하는 딸이어야 한다. 그리고 내 딸에게 더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우리 엄마 말을 잘 듣고, 남의 엄마 말도 잘 들어봐야겠다.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