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2014. 9. 27. 22:26

드레스덴 오빠야 집에 사흘 정도 머무르면서 독일의 흔한 가정식을 경험할 수 있었다. 새언니와 오빠야가 둘 다 요리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외식을 하기엔 오빠야의 월급이 독일 최저생계비 수준이라 주로 집에서 먹는다고 했다 ㅋㅋ 아이들 때문에 전쟁터 같은 테이블이지만, 아침-저녁으로 이렇게 모여앉아 다 함께 식사를 하는 것이 당연해진 일상이 부러웠다.





바쁜 아침은 빵과 시리얼. 대부분의 식재료들이 1유로의 행복이다. 따로 조리할 것도 없이, 대충 꺼내만 놔도 진수성찬! 정말 다 사갖고 오고 싶었다. 한국에서 저렇게 차려놓고 먹으려면 돈이 얼마가 들까. ㅎㅎ 악마의 잼이라는 누텔라는 여기서 처음 맛보았는데, "한번도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먹어본 사람은 없다"는 오빠야의 누텔라 설명은 정말 정확했다.





저녁은 조금 특별식. 슈니첼과 잡채, 미역국... 특히 잡채와 미역국은 베를린에서 추위에 떨다가 돌아온 날 해 준 것인데 감동 백배였다. 내가 서울에서 가져간 젓갈도 꺼내서 먹었는데, 무겁다고 투덜거렸던 것이 조금 미안해졌다. 한국 음식은 정말 귀한 것이었다.


  




맥주와 와인 생활. 동네 맥주 만큼이나 와인도 굉장히 신세계라고 그랬는데, 와인 마저 1유로도 안되는 것들이 많단다. 소세지도 치즈도 저렴하니 안주가 풍성해서 더 즐거운 듯. 부러웡. 오빠야와 새언니는 8시 정도면 애들을 재우고, 한국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들을 보면서 맥주와 와인을 마신다고 한다. 힘겨운 육아와 외국인 노동자 생활에 단비같은 시간이겠지. 많은 얘기를 하고, 서로 힘을 북돋아주고, 더 애틋해지고. 좋아보였다. 힝. 나도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