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요즘은 온 몸으로 계절을 마주하고 있다.
아침 저녁으로 자유로를 타는 출퇴근 길 셔틀버스 안에서 바라보는 창밖의 풍경은
밥 로스 아저씨가 슥삭 그려낸 '가을의 평화'와도 같다.
아침엔 버스 왼쪽 좌석, 퇴근길엔 오른쪽 좌석.
한강과 맞닿은 푸른 하늘이 뽑내는 물빛 하늘빛의 최고의 조화를 그저 바라본다.
책을 보거나 부족한 잠을 보충하던 셔틀버스의 시간이 '여행하는 기분을 만끽하는 행복감'으로 채워진다.
그 시간이 지친 하루와 삶을 긍정하기에 부족함 없는 위로의 한 토막이 되어준다.
오늘도 간간히 날아가는 비행기의 자취를 좇으며 내밀 수 없는 손을 차창에 대어본다.
잠시나마 더 이상 아무것도 필요없는 기분이 된다.
생 그 자체가 상처라고 생각했을 때를 떠올리기도 한다.
희망 따위는 기대할 수 없는 좌절의 나날을 보내는 영화 주인공 마냥 삶에 대해 진노하는 마음상태였던 때가
나에게도 있었구나- 한다. 아련하게 느낀다.
모든 과거를 그랬었었었었었지-로 이해하게 한다. 또 추억하게 한다.
누군가의 손길과 속삭임이 아니라도 스스로 위로할 수 있는 자생력을 발견하고는,
또 잠시 우울해진다.
하느님은 인간을 누구나 혼자이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들었구나-
절감하곤, 그런 기분이 된다.
위로가 필요한 내게 스스로 내린 오늘의 처방책은 <나는 위로받고 싶다>다.
심리치유에세이는 누구나 집어드는 순간 내담자가 된다. 이야기에 공감하고 나의 상처가, 나의 힘겨움이 누구나 겪는 문제라는 것을 수긍하면서 나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책 속에는 '당신은 언제 마지막으로 개를 사랑스럽게 쓰다듬어주었는가, 언제 마지막으로 시를 읽고 감동받았는가' 하는 질문들이 있다. 이것이 위로는 어려운 것이 아니며, 단지 같이 아파하고 고통을 나누며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위로가 될 수 있음을 일러준다.
누구에게도 '나 위로가 필요해' 라고 말할 수 없는 순간을 맞고 있다면, 이 책을 살펴시 펼쳐보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