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 책이 아니라 사람을 빌려준다?
<나는 런던에서 사람 책을 읽는다(김수정/달)>는
유럽에서 시작되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리빙 라이브러리를 이야기하고 있다.
리빙 라이브러리는 책 대신 '사람'을 빌려주는 신개념 도서관이다.
도서 목록에 있는 것은 책 제목이 아니라 사람이며, 그들은 주로 세상의 편견이 되어왔던
사회적 소수자다. 개인의 가치 기준과 사회적 잣대에 기대어 상대방을 판단할 때 일어날 수
있는 오해, 불신, 미움, 갈등에서 벗어나기 위해 세상의 편견의 대상이었던 사람을 대출하여,
그들과 마주앉아 대화하는 시간을 통해 풀어나가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사람 한 권(!)당 주어지는 대출시간은 30분. 그 시간동안 자유로운 대화를 통해 상대방에
대해 쌓아올렸던 편견의 벽을 무너뜨리고, 일반적이지 않은 그들의 삶과 생각을 존중할 수
있게 된다.
저자 '김수정'은 세계 곳곳에서 사람 사는 모습을 보여주며 떠돌던 PD. 영국에 정착하여 살면서
리빙 라이브러리의 독자로 참여하여 읽은 사람 책에 관한 독후감을 이 책에 담아내고 있다.
한 개인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인간극장 단편을 직접적으로 마주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사람(책)'을 대출한다는 독특한 도서관 프로그램이 참 흥미롭다.
(국내에서도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는데, 관련 포스팅은 다음에.)
#. 우리는 그동안 얼마나 어줍잖게 주변 이야기에 휘둘려 상대를 판단해 왔던가?
<나는 런던에서 사람 책을 읽는다>는 타인에 대한 이해, 그리고 사람을 판단하는 습관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일깨워준다. 겪어 보고도 정말 아니다 싶은 판단을 하기 이전에
우리는 얼마나 타인에 대한 편견을 가져왔던가. 주변 사람들의 말만 듣고, 혹은 특정 한 사람에
대한 인상으로 같은 부류를 매도하고... '잘 알지도 못하면서' 라는 한마디가 적확하다.
뭇 사람들이 말하는 그 '세상살이의 이치를 수긍할 수 있을만큼 나이'를 나도 먹었으니
사람을 판단하는 특별한 기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 싶다. 그리고 지인들부터 시작하여
조촐한 자리를 만들어, 진지하면서도 민망한 대화로 이끌어가는 '알고 보면 개뿔없는' 인터뷰를
진행하는 꿈을 구체화하였다. 인터뷰 질문은 백문백답 수준이지만, 나는 잘 알지 못했던 주변인들을
진정한 나의 '사람'으로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의지는 샘솟으나, 아직은 정신이 없다.
어떻든 어서 시작할 수 있었으면 한다.
인터뷰 1호는 누가 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