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2010. 9. 9. 13:22
book
judain
주체할 수 없는 과도한 인풋 상태, 매 순간 기회가 주어지는대로 요점을 메모하지만 정리가 안된다.
빌린책, 산책, 버린책 / 장정일
작년 여름에 읽었던 셔먼 영의 『책은 죽었다』는 책을 '기능적인 책'과 '안티 책'(anti book = 나쁜 책) 그리고 '책'으로 나눈다. 전화번호부나 교과서같이 정보만 가득 담은 책이 기능적인 책이라면, 안티 책은 저자가 누군지도 모르는 유명인사의 자서전이나 영화 개봉에 맞추어 급조된 책과 같이 '책 문화' 파괴에 앞장 선 책들이다. 거론한 기능적인 책과 안티 책은, 종이에 잉크를 묻혀 제본을 한 구텐베르크 이후의 발명품으로서 '인쇄 문화'의 말단에 속한 책이다.
반면 '책'은 인쇄 문화의 산물이긴 하지만, 인쇄 문화보다는 '책 문화'에 속한 책이다. 책 문화란 '숙성된 사고'의 동의어로, 독자들에게 다양한 사상을 접하게 하고 깊이있는 통찰을 하게 만든다. 그리하여 자기만의 고유한 생각을 가지고 공적인 대화와 담론을 가능하게 이끈다. 이런 책은 인터넷이나 영상과 같은 새로운 미디어에 의해서도 사라지지 않는다. 하므로 오래 전부터 떠도는 '책의 죽음'은 '인쇄 문화'에 속한 책이지, '책 문화'에 속한 책과 세계관은 몸을 바꾸며 살아남는다. p.330 -사라지지 않을 '책 문화'를 위하여
출근길, 그 주에 나온 새로운 신간도서를 들고 (그것도 공짜로 볼 수 있는 기회로) 회사에 도착할 때까지 조목조목 훑어보는 (아니 그러려고 애쓰는) 일상은 어떤 무엇과도 맞바꿀 수 없는 복이다. 다만 그 좋아하던, 취미스럽던 것에 쫓기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이유와 가치를 꾸준히 찾고, 다짐하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 일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