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2010. 10. 17. 02:10
book judain
생선 김동영의 두번째 책.
신간 리스트 여행 부문에서 그 이름을 발견하곤, 입고 되자마자 샀다.
봐야할 책들이 책상 위에 쌓여 가방 속에만 넣고 다닌지 며칠 만에
우연히 생겨난 잉여의 밤 시간동안 집중적으로 읽었다.

미국 66번 국도를 달린 그의 첫 책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에 이어
이번에는 아이슬란드다. 이름만 들어도 눈과 고독이 함께 할 것 같은 그 곳에서
그는 불안과 우울과 삶에 대한 처절하고도 담백한 고백들을
여행하는 동안의 이야기들을 빌어 내보였다.


"젊음이 뭔지 아나? 젊음은 불안이야. 막 병에서 따라낸 붉고 찬란한 와인처럼, 그러니까 언제 어떻게 넘쳐 흘러버릴지 모르는 와인 잔에 가득찬 와인처럼 에너지가 넘치면서도 또 한편으론 불안한 거야. 하지만 젊음은 용기라네. 그리고 낭비이지. 비행기가 멀리 가기 위해서는 많은 기름을 소비해야 하네. 바로 그것처럼 멀리 보기 위해서는 가진 걸 끊임없이 소비해야 하고 대가가 필요한 거지. 자네같은 젊은이들한테 필요한 건 불안이라는 연료라네." p.61

"우리가 사는 굴레가 우리가 받은 교육이 그리고 먹고 살아야 하는 생존의 문제가 우릴 뭉툭하게 만들었는지 모른다." p.159


여전히 '자유'를 갈구하며
'젊음은 곧 불안' 이라는 말에 맞장구를 치면서도
현실에 얽매여 결국 선택값이 정해진 삶을 살아가는 내게,
안정적이지 않기에 떠남을 감행할 수 있지만
오히려 그 안정적이지 않은 상황이 떠났다가 돌아오기를 겁나게 만드는 요인이 되어버린
'33세 남자' 김동영, 그의 그들은 위로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책 뒷표지에 동봉된 아이슬란드 음악 5곡도 좋았다.
그 음악들을 들으며 오랜만에 침대 바닥으로 온 몸이 녹아 스며 내리는 기분으로
잠을 잘 수 있었다.

여러가지로 고마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