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오늘의 재료 : 뉴질랜드산 단호박
(홈플러스 2500원)
난생 처음 사봤다. 이걸로 뭘 하지?
생긴게 참
단호박이시네요.
테이블에 놓고 앉아서 레시피를 검색했다.
단호박찜, 단호박죽, 단호박 샐러드 등
다양한 요리가 나왔지만
집에 딱히 다른 재료가 없어서
오늘은 그냥 그 순수한 맛을 즐겨보기로 했다.
우선 베이킹소다 솨솨 뿌리고 빡빡 문질러서
깨끗하게 껍데기를 씻고,
속을 파내고 썰었다.
음~ 한 통인데도
양이 많은 단호박이시네요.
반을 나눠, 단호박 오븐 구이 준비.
올리브 오일을 곱게 바르고
파슬리 가루를 대충 묻혔다.
그리고 오븐 예열 후
180도에서 20분 정도 굽굽.
했더니
음~ 맛있는 단호박이시네요.
단호박이 오븐에서 돌아가는 동안
토마토 소스 남은걸로 대충 스파게티를 만들었다.
그리고 맛있게 촵촵.
(사실은 허덕허덕 췁췁)
설거지 하기 전에
이제 남은 단호박을
쪄 보았다.
둥성둥성 썬 단호박을
냄비-찜기에 넣고
뚜껑 닫고
곱게 쪄내어
밍맹몽이 준 꿀에 찍어먹어보았다.
음~
맛 좋은 단호박이시네요.
단호박 효능에 '눈 건강'이 있었는데,
근래 시달리고 있던 눈두덩이 떨림 증상도
완화시켜주려나?
슬그머니 바람을 가져보았다.
그런데 '단호해서 단호박'
이 드립의 정체는 뭐지?
검색해 보다가, 시리즈 발견.
단호하시네요 단호박이세요?
저랑말하지 마세요 조랑말이세요?
깝치지 마세요 까치세요?
다시하지마세요 다시마세요?
내기좀 하지 마세요 새내기세요?
밥 익히고 있네요 바비킴이세요?
유치하시네요 평창이세요?
가지가지하시네요 저가지실래요?
꼬치꼬치 캐묻지 마세요 닭꼬치세요?
신세타령하지 마세요 신세경이에요?
심부름 자꾸 시키지 마세요 신부세요?
튕기지 마세요 컴퓨터세요?
나대지마세요 나사렛대 다니세요?
빠게지 마세요 바게트세요?
애태우지 마세요 유모차세요?
아ㅠ
유치하시네요, 평창이세요 에서
호흡곤란 왔다.
다음에는 샐러드랑 찜도
제대로 도전해봐야지.
+
이렇게 내가 한 끼의 식사를 챙기고
저녁 나절을 쉬어가는 동안에도
세상의 뉴스는 여전히
슬픔과 분노와 답답함을
말할 뿐이고,
보고 들으면 눈물만 나는 소식들에
일부러 눈과 귀를 감고 있다가도
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살짝 살짝 뉴스를 열어보곤
울컥 올라오는 속을 억누른다.
수많은 이들의 간절한 바람도 닿지 않는
무심한 하늘과 바다가 야속한 나날이다.
++
아, 이 무능력하고 못된 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