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2014. 6. 24. 20:46
ordinary judain

보고싶은 책이 품절인데다 중고도서 마저 두배 이상의 값으로 뛰었다. 혹시나 해서 가까운 마포평생학습관에 검색해보니 대출가능이라, 퇴근 후에 16번 마을버스를 타고 가서 방문했다. 평일 문헌정보실이 밤 10시까지 열려있다는 것은 이용자 입장에서는 반가운 사실. 하지만 한때 도서관에서 일하는 사서를 꿈꾸었던 나로서는 마냥 마뜩지는 않다.


대학시절 아르바이트로 공공도서관 일반자료실, 어린이열람실, 대학도서관, 기업 자료실, 고등학교 도서관 교생실습까지 각종 도서관 현장을 보고 듣고 얕게 경험해본 바, 대출대 앞에 얌전하게 앉아서 웃으며 도서 대출 바코드를 찍어주는 고상한 업무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주말 근무는 기본이고, 수많은 이용자들에게 베푸는 친절의 뉘앙스는 '서비스'보다 '봉사'에 가깝다. 책을 함부로 하거나 대단한 갑님처럼 행사하는 일부 이용자들 때문에 속 상하는 일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명할 수 없는 '그 어떤' 보람과 자부심이 있다. 기본적으로 책을 좋아하는 본성을 지녀서인지도? 모르겠다. 



도서관, 그리고 사서에 대한 로망과 연민. 책이 차고 넘치는 곳에 일하면서부터 도서관에 갈 일이 없어 잊고 살았는데, 오늘 뭉글뭉글 많은 것들이 떠올랐다. 열람증 재발급을 해주면서 수줍게 웃어주는 사서(그냥 나 혼자 수줍다고 느낀 건지도), 시험기간 마냥 빼곡히 들어찬 이용자들, KDC(한국십진분류법)로 정리된 서가 - 그 중에서도 800번대 문학 코너, 그리고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신착자료 서가... 그 공간을 구성하는 모든 장면이 애틋했다. 어쩜 어쩜! 좋다, 이제 도서관 라이프 시작이다~ 09번 마을버스를 타면 집에서 곧장 오갈 수도 있다. 



오늘 빌린 두 권의 책. 무인대출반납기를 이용해서 빌렸다. 대출은 이주간, 다섯 권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예약이 안 걸려있으면 온라인으로 기한을 연장할 수도 있는 걸로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