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맥주도, 눈물도 나를 위로해주지 못하는 날이 있다.
그런 날은 뛰쳐나가서
콧바람이라도 쐬주며 나를 다독여야 한다.
신림동에 살 때는 도림천을 걸었는데,
어느샌가 그 길 마저 온갖 추억으로 뒤범벅이 됐다.
심지어 처음 만나 한번 보고 다신 볼일 없었던
소개팅남과도 걸었었다ㅜ 신성한 나의 도림천을!!
그렇게 자다가 이불킥 할 일들이
걸음걸음 즈려밟힐 즈음...
이사를 나오며 나는 드디어 도림천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망원지구를 걸을 수 있게 됐다.
망원지구는 집에서 20분도 안되는 거리!
라고 지도 어플이 말해주고 있었다.
가까우니까 산책도 하고, 조깅도 하고
운동기구 있는데 가서 허리 비틀기도 해야지-
했지만 생각 뿐,
러닝팬츠까지 사놓고 그거 입고
시장이나 왔다갔다 하고 ㅋㅋ
그렇게 어영부영 살던 어느 날,
바로 오늘! 두둥~
'조깅'을 하기로 마음 먹고 망원지구로 출동했다.
밤되니 바람막이도 하나 걸치고~
가을에 떠날 여행 체력도 기르고,
올해 나이키 위런 기록 갱신도 해야하니
맘 먹고 달려보겠다고오~~
우선 아래는 작년! 2013 나이키 위런 서울 10km 기록 ㅎ
저때는 그래도 몇달 합기도 하면서
워밍업으로 도장을 60바퀴씩 뛰고 했던게 기본기가 됐는지
처음 달렸는데도 1시간 조금 넘기고 잘 뛰었다.
그때 충사마가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해줬는데
옆에서 걷지 말라고, 걸으면 안된다고ㅠ
마포대교 쯤에서 위기가 찾아왔는데...
'그냥 나 버리고 먼저가!' 하고 싶었지만
속으로 욕이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걸 참고
한번도 안 걷고 안 쉬고 완주 성공.
근데 막상 기록을 보니 1시간을 1분 좀 넘게 넘겼길래
'아, 1시간 안에 들어올 수 있었는데'
하면서 괜히 또 페이스메이커한테 궁시렁~
다시 같이 뛰어달라고 못하겠다 ㅋㅋ
올해는 1시간 안에 들어오겠다는 목표!
50분 정도?로 높게 잡고~
망원지구에 도착하자마자 간단하게 다리를 풀고
오늘의 연습을 시작했다.
가볍게 5킬로만~
오랜만에 달릴려니 체력이ㅠ
숨이 턱턱, 땀 범벅에, 다리가 비틀거리고
난리도 아니었지만 상쾌했다.
잠깐 한강보고 앉아서 야경도 감상하고~
다 좋았는데...
집에 오는 길을 못 찾아서 마포구청역 갈뻔 ㅠ
그래도 당황하지 않고~ 빙 돌아서 헤매다가
우연히 아는 길 나와서 겨우 집에 왔다.
김길치 ㅠㅠ 몸이 고생한다. 하아~
아무튼 이제 틈틈이 달려보자!
결심, 결심~~
땀 발수 잘되는 나시나 티셔츠는 한장 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