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2008. 7. 31. 09:47
book
judain
계절학기가 끝나고 힘겹게 맞이한 방학이라 당분간 학교로의 발걸음은 자제하고 싶었다. 유난히 긴 한 학기-_ㅜ 스읍... 하지만 결국 비가 엄청나게 오던 지난 주, 도서관 책 반납기한을 무시할 수 없어 학교로 향했다. 간만에 여유롭게 도서관 4층 자료실을 탐색하는데 유난히 눈에 띄는 책이 있었다. 외규장각 도서의 비밀. 한 두사람의 손떼가 탄 듯 아직 반질반질한 새 책이었다. 요런 거 또 좋아라 한다.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만큼이나 난해하지 않을까 혹은 외규장각 반환에 관한 사실을 놓고 너무 드러나게 일침을 가하려는 목적을 가진 것은 아닐까, 의심을 안고 빌려왔는데 그닥 덥석 잡아지지는 않았었다. 날씨 탓이었다. 우헤헤.
어설프게 이른 새벽에 깼다. 멍하게 있다가 뭐라도 읽자- 싶어서 머리맡을 더듬거렸는데 외규장각 도서의 비밀이 잡혔다. 마침 엊그제 면담갔다가 서지학 교수님 방에서 본 그 엄청난 '고서에 대한 애정'이 크로스오바(!)되면서 집중해서 잡고 앉았다. 2권까지 다 읽으니까 창 밖에서 새들이 짹짹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라. '다음이 궁금해!!!!!' 하는 안달나는 기분으로 숨가쁘게 책장을 넘긴 것은 아니었다. 그냥 재밌었다.
구체적인 스토리에 대한 언급은 스포작렬이기에 ㅎㅎ 이 책은 프랑스 국립도서관 사서들과 '전설의 책'을 놓고 펼쳐지는 살인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우헤헤.
서지학 수업을 들은 지가 벌써 2년이 다됐는데, 희귀고서에 대한 내용이나 능화문, 직지심체요절, 돈황의 막고굴, 금속활자 등 수업시간에 배웠던 내용들이 새록새록~ 마구 쏟아졌다. 그리고 프랑스의 국립도서관을 비롯한 다양한 배경들도 -뤽상부르공원, 몽쌩미쉘같은- 혼을 쏙 빼놓기에 충분한 듯 했다. 하악하악 !!
책에는 우주의 섭리가 있고, 만사형통의 진리가 있다. 허한 마음에 단비를 내리고 육신이 멍든 자에게 약을 내린다. 그런데 오늘날 권세를 논하는 자는 개천의 미꾸라지처럼 득실거리나 진리를 살피려는 자는 소한(小寒)의 죽순(竹筍)처럼 적으니 이 어찌 슬픈 일이 아닌가. - p.24조선후기 규장각 교서관 조경환의 글 중에서
그 안에 든 우주의 섭리나 진리를 떠나, '책' 자체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흥미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 새삼 기뻤다. 아 나도 다음 학기에 전공수업 듣고 싶구나.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만큼이나 난해하지 않을까 혹은 외규장각 반환에 관한 사실을 놓고 너무 드러나게 일침을 가하려는 목적을 가진 것은 아닐까, 의심을 안고 빌려왔는데 그닥 덥석 잡아지지는 않았었다. 날씨 탓이었다. 우헤헤.
어설프게 이른 새벽에 깼다. 멍하게 있다가 뭐라도 읽자- 싶어서 머리맡을 더듬거렸는데 외규장각 도서의 비밀이 잡혔다. 마침 엊그제 면담갔다가 서지학 교수님 방에서 본 그 엄청난 '고서에 대한 애정'이 크로스오바(!)되면서 집중해서 잡고 앉았다. 2권까지 다 읽으니까 창 밖에서 새들이 짹짹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라. '다음이 궁금해!!!!!' 하는 안달나는 기분으로 숨가쁘게 책장을 넘긴 것은 아니었다. 그냥 재밌었다.
minolta x-300. 프랑스 국립도서관. 2007 Paris.
구체적인 스토리에 대한 언급은 스포작렬이기에 ㅎㅎ 이 책은 프랑스 국립도서관 사서들과 '전설의 책'을 놓고 펼쳐지는 살인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우헤헤.
서지학 수업을 들은 지가 벌써 2년이 다됐는데, 희귀고서에 대한 내용이나 능화문, 직지심체요절, 돈황의 막고굴, 금속활자 등 수업시간에 배웠던 내용들이 새록새록~ 마구 쏟아졌다. 그리고 프랑스의 국립도서관을 비롯한 다양한 배경들도 -뤽상부르공원, 몽쌩미쉘같은- 혼을 쏙 빼놓기에 충분한 듯 했다. 하악하악 !!
lomo lc-a. 해인사 팔만대장경. 2006 답사
책에는 우주의 섭리가 있고, 만사형통의 진리가 있다. 허한 마음에 단비를 내리고 육신이 멍든 자에게 약을 내린다. 그런데 오늘날 권세를 논하는 자는 개천의 미꾸라지처럼 득실거리나 진리를 살피려는 자는 소한(小寒)의 죽순(竹筍)처럼 적으니 이 어찌 슬픈 일이 아닌가. - p.24조선후기 규장각 교서관 조경환의 글 중에서
그 안에 든 우주의 섭리나 진리를 떠나, '책' 자체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흥미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 새삼 기뻤다. 아 나도 다음 학기에 전공수업 듣고 싶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