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2008. 8. 14. 19:24

  내가 독일의 땅을 처음 밟은 것은 가을도 깊은 시월이었다. 하늘은 회색이었고 불투명하게 두꺼웠다. 공기는 앞으로 몇년 동안이나 나를 괴롭힐 물기에 가득 차 있었고 무겁고 칙칙했다. 스카프를 쓴 여인들과 가죽 외투의 남자들이 눈에 띄었다.
  아무도 없는 비행장 뮌헨 교외 림(Rim)에 내렸을 때 나는 울고 싶게 막막했고 무엇보다도 춥고 어두운 날씨에 마음이 눌려 버렸었다.


1955년 가을, 뮌헨 대학에 입학한 전혜린의 에세이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의 첫 구절이다. 우연하게도 우리가 독일 땅을 밟은 시월과 일치한 시점에 독일 뮌헨에 첫발을 딛은 전경린의 느낌처럼 하늘은 어둑하고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기도 했다.

뮌헨은 우리가 만나는 독일의 세번째 도시이자(엄밀히 말하면 두번째겠지만), 이번 여행의 일정의 시작을 독일로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인 '옥토버페스트'가 열리는 도시이기도 하다. 옥토버페스트는 세계적인 축제여서 이 시즌에 뮌헨의 숙소를 제 값에 구하는 일은 상당히 어려웠는데, 극적으로 뮌헨 시내에서 생활을 하고 있는 한국 유학생의 자취방에 비빌 언덕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일단 뮌헨 시내 구경:)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8년이 '유럽의 해'라서 많은 유럽의 도시들이 대공사를 하고 있었다. 아쉬움이 남는 부분.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프라우엔교회 꼭대기에 올라가서 내려다 본 뮌헨 시내, 뿌옇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슈바빙 가려다가 길을 잘못 들었는데, 아주 좋은 길거리 공연을 만날 수 있었다.
어딜가도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가 살던 슈바빙이라는 뮌헨의 한 구는 일부러 옛날 것을 그대로 놔두는 파리식 예술가촌이었다. 거기서만은 형광등 대신 여전히 가스등이 가로등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저녁때의 짙은 안개 속에 가물가물 어렴풋이 보이는 가스등의 아름다움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p.80
전혜린 에세이로 너무 기대를 했던 슈바빙. 하지만 제대로 길도 못찾고 헤매다가 가이드북에 있는 슈바빙의 상징물을 겨우 만날 수 있었다. 날도 어두워져가고, 피곤해지기도 하고.. 그냥 저 상징물 옆에 앉아있다가 왔다. 뮌헨 시내 구경은 여기서 끝. 자 이제 옥토버페스트로 가자.

lomo lc-a
20071002-2007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