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2015. 2. 26. 01:33
ordinary
judain
한숨 자고 있는데 아빠 전화가 왔다. 술 한잔 하고 있다고. 엄마가 족발을 사다놨더라고. 맨날 술 좀 그만 마시라고 잔소리 하면서도 엄마는 끊임없이 술 안주를 공급하고 있다. 김치 한 조각만 있어도 마실 수 있는 게 술이지만서도 아빠에게 "족발에 소주가 빠질수 있나" 하는 그럴듯한 핑계를 만들어주는. 엄마의 사랑.
전화 너머로 아빠의 술기운은 이만큼 살면서 "남는 건 마누라랑 딸래미 뿐"이라고 말하며 새삼 애틋해하셨다. 명절 연휴가 끝나고 다시 조용해진 집에서 아빠의 센티멘탈에 애꿎은 딸래미 마음만 뒤숭숭. 아빠에게 태연한 척 해놓고는 나중에서야 괜히 짠한 마음에 닭똥같은 눈물만 뚝뚝 흘리고 있다. 무심한 딸년의 사랑.
잠은 안오고, 주방을 뒤적뒤적하여 새벽 한 시에 와인 타임. 킵해놨던 몬테스 클래식 멜롯에 참치 대신 알래스카연어캔으로 만든 연어 까나페를 안주로 꺼냈다. 오늘도 셀프 힐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