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2015. 6. 16. 21:05
cook judain

<딸에게 주는 레시피>
공지영 신간 에세이가 나왔다.
예전에 심선배가 읽어보라고 링크 준
한겨레 연재글에서 몇 꼭지 봤었는데
이후에 모두 단행본으로 엮어나온 것이다.


지난 밤에 자다 깨서 머리 맡에 있던 이 책을
무심하게 펼치고 읽는데 첫 번째 레시피인
시금치 샐러드가 눈에 딱 들었다.
(덩달아 맥주도 생각났지만 참았다!!!!)

시금치는 데쳐먹을 줄만 알았는데
새로운 시금치 이용법이 반갑기도 하고
간단하기 그지없으니 해먹어보자 하곤
오늘, 퇴근길에 곧장 마트에 들러
재료를 샀다.

재료 준비 : 시금치, 파프리카, 올리브, 올리브유, 파마산치즈

그리고 그녀의 레시피.

1. 씻은 시금치를 먹기 좋게 잘라 담고
2. 파프리카, 올리브를 넣고
3. 올리브유를 솔솔
4. 파마산 치즈를 후루루. 끝

초간단하다.
그렇다면 맛은?



다른 드레싱도 아니고 그냥 올리브유라니
느끼하거나 늬글늬글 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맛있다 라는 말을 할 겨를도 없이
자꾸자꾸 포크질을 하게 하는 맛이다.
옴뫔마, 이거 대박이네~ 치즈가루는 신의 한 수!




엄마 공지영은 레시피를 알려주며
우울감에 축 쳐져있는 딸의 시간을 위로한다.
그리고 말한다.
"우리가 회피하고, 무시하고, 도망치고 싶어 하는 바로 그것이 실은 우리가 진정 풀어야 할 숙제이고 넘어야 할 언덕이며 결국은 우리를 진정으로 성장시켜주는 열쇠"라고.

그녀의 딸 위녕보다 훨씬 머리가 굵은 나는
그 말을 듣고 잠시 괴로워하다가 결론내린다.
숙제는 미루고, 언덕은 돌아가며 살고 싶다고.


듣기 싫은 엄마 잔소리 같지만
이따 자기 전에 또 읽어야겠다.
내일은 뭐 먹지?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