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2016. 5. 29. 14:57
running judain

회사 분들이랑 첫째 날 5k sprint 코스에 참가했다. 송도까지 가야하지만 오후 1시 30분 출발이라 여유있게 준비. 달빛축제공원 도착하니 이미 완주한 사람들은 거지꼴로 매달을 걸고 생맥주를 마시며 웃고 있었다. 멋있었다.





따로 텐트를 챙겨와서 짐을 안 맡겨도 되니 편했다. 날씨가 좋아서 나들이 온 사람도 있고, 텐트 근처의 국제 커플은 연신 요가를 해댔다. 부럽고 멋있었다.





참가 동의서를 내고 팔찌에 도장을 받으면 입장 가능. 참가자 전원 필스너 우르켈 생맥 한 잔이 공짜였는데 그것도 저 팔찌가 있어야 얻어 마실 수 있다.




기록칩은 러닝화 위에 세로로 단단히 고정. 러닝화는 오늘이 마지막일 것처럼 여겼다. 아니나 다를까 진흙탕이 반복되는 코스를 지나오며 만신창이가 됐다.



어디서 돈 내고 이런 경험을 하겠나 싶을 정도의 장애물들이 있었다. 장벽 오르기, 철조망 통과하기, 매달리기, 들어올리기. 실패하면 버핏 30회 벌칙 수행을 해야한다. 진흙탕 잠수만 아니었으면 그래도 좀 사람 꼴이었을텐데 으으. 무거운 샌드백을 지고 한 바퀴 도는 코스를 지나며 요새를 짓는데 동원된 민중의 기분을 느꼈다. 나는 여기서 지금 뭘 하고 있는가.

뛰어서 지나가는 용병같은 근육맨들과 외쿡인들은 계속 신이 나 있었다. 스파르탄 레이스는 해외에서도 많이 열리는데 아시아에서는 한국에서 최초로 2013년에 시작되었다고 한다.

"리복 스파르탄 레이스는 여러 가지의 장애물을 통과하며 성취감과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기획된 세계적인 장애물 통과 경기다. 현재 미국과 호주, 멕시코, 슬로바키아 등 전세계 각 나라와 도시를 돌아가며 한 해 동안 약 65여 회의 대회가 진행, 전 세계 약 75만 여명이 참가했다."

찾아보니 이런 큰 의미가 있는 경기란다.




기록은 의미없어진지 오래. 다 함께 걸어서 도착지점에 오니 기록은 2시간이 넘었다. 마지막 불구덩이 넘는 걸 멋지게 해야 사진이 찍히는 거였는데 그런걸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어쨌든 완주.




간이 샤워시설에서 대충 흙만 털어내고 모여서 생맥주와 피자 한 조각씩 들었다. 매달은 10k 파란색, 5k 빨간색. 세 조각 나 있는 매달을 자석으로 붙이면 하나가 되는데, 녹색 매달까지 있어야 완성이 된다고 한다. 녹색은 20k 코스라던가. 매년 참가해야 하나씩 모을 수 있을텐데 내년에도 참가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집에 와서 허리에 파스를 치덕치덕. 통나무에서 한번 자빠졌는데 그때 허리에 충격이 온 것이다. 안 쓰던 팔근육도 슬슬 뭉치기 시작했는데 흙탕물에 쩐내가 나는 빨래를 미룰 수가 없어서 억지로 몸을 움직였다. 이렇게 주말이 안녕. 안녕.



나중에 후배가 스타트 장벽 넘는 모습을 영상으로 보내줬는데, 좀 더 멋스럽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크로스핏을 해야하나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