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2009. 1. 15. 14:21
drawing jud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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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가위에 눌렸다. 침대 밖으로 누군가가 내 몸을 끌어내리더니 다시 번쩍 들어올려 허공에서 빙빙 돌리는 것이었다. 아무 소리 들리지 않고, 눈 앞은 점점 또렷해지는 그 순간의 공포... 깨어나려고 손가락 움직임에 온 힘을 모아보지만 죄여오는 밧줄은 쉽게 풀릴 생각을 않았다. 겨우 잠에서 깼다가 시계를 보고 다시 잠이 들었는데, 이번에는 또 꿈을 꿨다. 스스로 바다에 뛰어들었는데 돌고래처럼 신나기는 커녕, 고통스럽게 허우적 대는 꿈이었다. 
 
  잠꼬대라도 한 것인지 머리맡에 두었던 핸드폰이 침대 아래로 떨어져 있었다. 그래서 그 징그러운 기상벨소리가 침대 밑에서 울려퍼지는 것을 듣고는 깼다. 그것도 출근시간 10분 전으로 맞춰놓은 출근재촉용 벨소리를. 잠을 깨고 나서도 아침까지 악몽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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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밤에 잠들기 전에 거제도 집에서 가져왔던 시집 한권을 꺼내들었었다. 인간이기 때문에 외로운 것이라며 나의 처지를 반박할 때 뒷받침하곤 했던,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는 제목의 시집이었다.' 별들은 멀고 먼 거리 시간이라 할 수 없는 수많은 세월 넘어 저 홀로 반찍이고 있지 않은가, 반짝이는 것은 그렇듯 혼자다'  이 시의 구절 구절에서 파고드는 공감을 내둘러버릴 사람이 과연 있을 수 있을까. 그만 답없는 생각들을 접고는 이불 속을 파고 들었다.
  그리고 곧 잠에 빠져들었다. 나는 속수무책 당할 수 밖에 없는 일방적인 꿈의 횡포와 한 밤의 가위눌림 속에서 어느 누구도 감싸안아줄 수 없는 어떤 영역의 그림자, 그 외로움과 마주하고 왔음이 틀림없다. 아직도 온 몸이 찌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