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2017. 7. 10. 00:49
ordinary judain


이사하면서 거의 책장 하나를 중고책방에 내다 팔았다. 허무한 욕망이여. 이제는 소유욕을 버리고 책은 도서관이나 회사에서 빌려읽자 다짐했건만. 살림에 대한 책임도 커지고 용돈도 줄었는데, 요즘들어 아등바등 책은 더 사고 있다. 봄철 식욕 돋듯이 장마철 꼼짝없이 갇혀있을 생각에 독욕이라도 오른 것일까마는. 읽기나 읽고 또 사면 몰라도. 최근 베스트셀러 상위권 중에서 몇 권이나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기보다 억척스럽다.






죄책감에 시달릴 무렵, '책은 읽으려고 사는 것이 아니라 산 책 중에 읽는 것'이라는 소설가 김영하의 알쓸신잡 어록에 조금은 위안을 얻었다.

집에서 커피를 내리면 책을 읽을 타이밍, 차군이 거실에서 자기 취향의 영화를 보고 있으면 책을 읽을 타이밍, 티비에서 홈쇼핑 말고는 볼 게 없을 때도 책을 읽을 타이밍. 언제라도 읽기 위해서 책을 사는 것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그래도 이번 달은 좀, 심했음. 반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