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적건망증
공지사항
읽었으나 읽지 않았다
책 속 마지막 단편 '...그리고 하나의 고찰'은 과거에 내가 '그 책'을 읽었으나 기억나지 않는 문제에 대해 말한다. 읽는 동안에 분명 "뒤죽박죽으로 엉켜 있는 내 의식에 길을 내고 유례없이 새로운 시야를 열어 주고 새로운 인식과 연상들을 샘솟게" 하는 경험을 하였으나, 시간이 흐른 뒤 그 책이 무슨 내용이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는 문제. 여기서 작가는 읽었으나 안 읽은 것이 되어버리는 이 현상을 두고 '책의 내용은 뇌리를 스쳐지나가도 그 경험은 서서히 무의식에 스며들어 삶을 변화시켰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책을 덮고 멍하게 눈 앞의 책장을 바라보다가, 그 '문제의 책'들이 수두룩한 걸 발견했다. 주인공의 이름이나 줄거리 같은 내용은 커녕 어떤 의미로 남았고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 조차 남아있지 않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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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1. 2. 2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