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보선
공지사항
식후에 이별하다
연남동 야매 교습소의 이름을 'workroom without sorrow'로 할까 한다고 박카피님이 말했다. 시집 에서 따온 것이라고. 광화문 외근길에 그 시집을 샀다. 그리고 퇴근길 지하철에서 넘겨보는데, 시 '식후에 이별하다'에 후욱- 마음이 구멍이 나고 슬픔이 새기 시작했다. 식후에 이별하다 심보선 하나의 이야기를 마무리했으니 이제 이별이다 그대여 고요한 풍경이 싫어졌다 아무리 휘저어도 끝내 제자리로 돌아오는 이를테면 수저 자국이 서서히 사라지는 흰죽 같은 것 그런 것들은 도무지 재미가 없다 거리는 식당 메뉴가 펼쳐졌다 접히듯 간결하게 낮밤을 바꾼다 나는 저기 번져오는 어둠 속으로 사라질테니 그대는 남아 있는 환함 쪽으로 등 돌리고 열까지 세라 열까지 세고 뒤돌아보면 나를 집어 삼킨 어둠의 잇몸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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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 7. 23: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