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공지사항
03. 뮌헨을 만나다
내가 독일의 땅을 처음 밟은 것은 가을도 깊은 시월이었다. 하늘은 회색이었고 불투명하게 두꺼웠다. 공기는 앞으로 몇년 동안이나 나를 괴롭힐 물기에 가득 차 있었고 무겁고 칙칙했다. 스카프를 쓴 여인들과 가죽 외투의 남자들이 눈에 띄었다. 아무도 없는 비행장 뮌헨 교외 림(Rim)에 내렸을 때 나는 울고 싶게 막막했고 무엇보다도 춥고 어두운 날씨에 마음이 눌려 버렸었다. 1955년 가을, 뮌헨 대학에 입학한 전혜린의 에세이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의 첫 구절이다. 우연하게도 우리가 독일 땅을 밟은 시월과 일치한 시점에 독일 뮌헨에 첫발을 딛은 전경린의 느낌처럼 하늘은 어둑하고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기도 했다. 뮌헨은 우리가 만나는 독일의 세번째 도시이자(엄밀히 말하면 두번째겠지만), 이번 여행의 ..
travel/07' europe
2008. 8. 14. 1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