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
공지사항
나의 생활
차군이 당직 근무를 하면 하루 저녁과 밤 시간이 온전한 내것이 된다. 그 다음날 일찍 퇴근한 차군도 내가 퇴근하기 전까지 자유시간을 누린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그 시간을 각자 은밀하게 계획한다. 차군은 집에서 미드를 몰아보고 있을 게 뻔하여 나는 크게 걱정하거나 궁금해 하지 않는다. 개인 활동은 믿음의 범주 안에 있다. 자유로운 저녁 시간을 맞이한 어제는 퇴근길에 합정 교보문고에 들렀다. 읽고 싶은 책 후보가 몇 있었는데, 직접 들춰보고 나서 남은 것은 하루키 신간 뿐이었다. 가만한 나를 가장 멀리 데리고 나가 놀아줄 이 이야기책을, 차군 다음으로 친하게 지낼 '이달의 책 친구'로 결정. 이제 두 챕터 읽었는데 재밌다. 8월 안에 다 읽을 수 있으려나.
52일차, 효과적으로 자기를 연소시켜 가는 일
긴 연휴의 끝-출근과 야근이 하루의가장 큰 포인트인 일상으로 복귀. 저녁 먹고, 러닝하러 나섰다.52일차, 좋구나! 29분 정도로 5km를 완주했다.역시나 날씨가 좋아서러너와 라이더들이 우글우글~ 오늘의 달리기는어제 다시 읽기 시작한하루키의 에세이의한 구절과 함께 남긴다. 그런데, 이 책은봐도봐도 재밌다.같은 10년이라고 해도, 멍하게 사는 10년보다는 확실한 목적을 지니고 생동감 있게 사는 10년 쪽이, 당연한 일이지만 훨씬 바람직하고, 달리는 것은 확실히 그러한 목적을 도와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다. 주어진 개개인의 한계 속에서 조금이라도 효과적으로 자신을 연소시켜 가는 일, 그것이 달리기의 본질이며, 그것은 또 사는 것의 메타포이기도 한 것이다. p.128
일상의 미학 _ 작지만 확실한 행복 (무라카미 하루키)
창 밖으로 후두둑 거리는 빗방울 소리에 집중을 하다가 스르륵 잠이 들기를 반복한 일요일의 낮. 침대 위에서 함께 뒹굴던 오디오 리모콘이며 핸드폰이며 읽다만 책들이 발에 채여도 의식하지 않고, 어둑해지는 시간을 소진했다. 겨우 일어나 앉아 허기진 배를 콘푸라이트로 채우고 주말 버라이어티들을 무념무미한 얼굴로 보다가 책장에서 눈에 띈 하루키의 에세이 을 꺼내 들었다. 이상하게도 책의 하드커버가 보통의 것과 다르지 않은데, 물리적인 감촉이 말랑말랑하게 느껴졌다. "책 좀 봐야 쓰겄다~" 하고 대단히 자리를 잡고 앉지 않아도 읽기 편한 모양새를 한 것이... 겉은 그렇다치고, 진짜 알맹이의 매력은 그 목차에서만도 폴폴 풍겨났다. '지하철 표 간수의 묘책, 맛있는 두부를 먹기 위한 요령, 버릴 책과 간수할 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