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diary
공지사항
옥상이 있으니 괜찮아
곧 이사를 간다. 새로 살 집 건물에는 너른 옥상이 있다. 빨래줄도 있고, 몇 가지 야채쌈 화분을 갖다 놓아도 좋을 공간이 되는 큰 옥상이다. 서울에서 마당있는 독채 구하기란 평생 '억'소리 나게 어려운 일이니, 하늘로 솟는 원룸 건물을 전전긍긍하면서도 마당못지 않은 여유를 부릴 수 있는 몇 평의 옥상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 무척이나 기쁜 참이다. (소유가 아니라 세입자의 권리로 공유하는 개념이지만, 어쨌든) 최근 나온 신간 중에 마당에 관한 에세이를 발견했다. 책 제목은 다. 동화작가이자 기자인 저자 서화숙은 서울 종로구 부암동의 마당있는 단독주택에 살면서 마당을 가꾸며 보낸 지난 몇 해의 기록을 이 책에 펼쳐내고 있다. 꼭 멀리 '떠나야'만 자신의 진정한 삶을 깨우칠 수 있다고 믿는 이들, 돈이 많..
위로가 필요해
요즘은 온 몸으로 계절을 마주하고 있다. 아침 저녁으로 자유로를 타는 출퇴근 길 셔틀버스 안에서 바라보는 창밖의 풍경은 밥 로스 아저씨가 슥삭 그려낸 '가을의 평화'와도 같다. 아침엔 버스 왼쪽 좌석, 퇴근길엔 오른쪽 좌석. 한강과 맞닿은 푸른 하늘이 뽑내는 물빛 하늘빛의 최고의 조화를 그저 바라본다. 책을 보거나 부족한 잠을 보충하던 셔틀버스의 시간이 '여행하는 기분을 만끽하는 행복감'으로 채워진다. 그 시간이 지친 하루와 삶을 긍정하기에 부족함 없는 위로의 한 토막이 되어준다. 오늘도 간간히 날아가는 비행기의 자취를 좇으며 내밀 수 없는 손을 차창에 대어본다. 잠시나마 더 이상 아무것도 필요없는 기분이 된다. 생 그 자체가 상처라고 생각했을 때를 떠올리기도 한다. 희망 따위는 기대할 수 없는 좌절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