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방 레시피
공지사항
27일차, 잘먹고 힘이 났나봉가
오랜만에 밍맹몽과 소원이 만나연남동 카페 부라노에서푸지게 먹고 수다수다- 가격 대비 양도 많고맛도 있었다!버섯 샐러드 좋아ㅠ 고기를 안먹는 이 채식둥이들 덕분에사이드로 나온 베이컨과 소세지는모두 내 몫 ㅎㅎ우리 친하게 지내쟈~~~ 그리고 상수역 근처에 있는착즙 주스 바 "BLUE PRINT' 나는 밀싹쥬스B를 선택했는데밀싹, 사과, 청포도, 키위 믹스였던 듯.달콤하고 맛있었다. 유후~ 이렇게 잘 먹었으니-힘차게 달려볼까나? 낮부터 날씨가 참 쾌청하고 좋았는데저녁도 정말 기분 좋은 바람이 불었다. 연습 27일차,아주 좋은 기록!!! 건강식을 먹고 힘이 났나봉가!앞서가는 아저씨도 두 명이나 제치고안정된 호흡으로 달렸다. 나이키 위런서울도 접수 성공했는데좋은 기록을 세울 수 있을까ㅎ기대된다. 그런데다리가 점점..
5일의 마중
부산갔다가 주워든 영화제 책자를 넘겨보다가 이 영화 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서울에서도 상영을 하고 있어서 보고 왔다. 시대는 문화대혁명 전후. 반동분자로 붙잡혀 갔던 남편이 돌아오지만 아내는 그를 알아보지 못하고, 계속해서 남편이 돌아온다던 '5일'에 마중을 나간다. 남편은 그런 아내의 곁에서 자신을 알아볼 수 있도록 따뜻한 노력을 기울인다. 누구에게 원망도 복수도 할 수 없는 시대가 남긴 생채기를 회복하기 위해 남편으로, 아빠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 이런 형태의 사랑을 참 오랜만에 봐서 그런가. 영화가 감정을 격하게 내몰지 않는 것 같은데도 안타까움과 애틋함에 내내 눈물이 주룩주룩 흐르고, 가슴이 먹먹했다. 개인적으로 올해의 영화로 꼽을 수 있을 듯. 그 때 영화제에서 GV로 못 ..
[Berlin] 첫날, 밤
20140909. 숙소 외에는 아무 것도 정하지 못하고 도착한 베를린. 드레스덴에는 오빠야네가 있었으니 사실상 베를린이 나의 여행 첫 도시였는데, 역시나. 중앙역에 내려서 한참을 멍하게 서 있었다. 나는 어디로 가야하나- 책으로 본 것과는 전혀 다른 실제 세계에서 당장 숙소를 찾는 일부터 멘붕이었다. 이 때는 정말 나에게 방향 감각이라는 것이 아예 사라졌구나 싶기도 했다. 지도에는 있다고 나오는 숙소가 왜 내 눈에는 안 보이는 것인가. 한참을 돌고 돌고. 이런 일은 여행 끝까지 계속 되었다. 겨우 짐을 풀고 시내를 한바퀴 돌았다. 조금만 걸어가면 금방 큼지막한 공원들이 나와서 좋았다. 소세지도 사 먹고, 혼자 앉아서 여행 책을 뒤적거리고 있으니 한 아저씨가 말을 걸며 같이 사진을 찍자고 했다. 베를린에는..
별 헤는 밤
목요일 밤에 거제도 도착해서 올려다 본 하늘에 별이 선명했다. 부산을 다녀오던 지난 밤에도 그랬다. 어릴 때 종종 오빠야를 따라 별자리판을 들고 옥상에 올라가곤 했는데 갑자기 그때 생각이 나서 오늘 밖으로 나와봤다. 지금은 새벽 한 시가 조금 넘은 시간, 불빛이 많이 없는 삼성호텔 쪽 바닷가. 오늘도 하늘에 별이 보인다. 많이. 북두칠성이랑 카시오페이아 두 개는 구분할 줄 알았었는데, 카시오페이아는 단번에 찾을 수 있었다. 약간 찌그러진 모양의 W. 혼자 뿌듯해서 웃었다. 별자리 어플을 하나 받아서 잘 보이는 다른 별 이름들도 찾아보았다. 구글 스카이맵을 켜서 하늘에 갖다대니 그 방향의 별을 모두 띄어주었는데 거의 정확한 것 같다. 좋은 세상이구만. 세로로 나란한 별 세개는 오리온 자리의 일부, 베텔게우..
아빠 인터뷰
수육 고기로 차린 저녁상을 앞에 두고 이번에는 아빠에게 자식 잘 키운 비결을 물었다. "잘 모르겠다" 하셨다. 낮에 같은 질문에 대한 엄마의 대답을 공개하니 빵 터지셔서 엄마도 나도 같이 웃었다. 웃는 날이 와서 다행이다 싶었다. 몇 마디 더 하다가 이내 엄마 아빠가 언쟁이 붙었는데, 중간에서 가만히 들어보니 서로 관점부터가 달랐다. 나는 끼어들어 두번째 질문을 던졌다. "아~ 진짜 이렇게 다른데 지금까지 어떻게 같이 살았노" 나이들수록 한잔 두잔 하면서 이런 얘기하는 시간이 너무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