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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종이를 지배하는 자, 성공하리라!
얼마 되지 않은 경제 경영 분야 신간에 라는 제목이 있어 눈에 들었다. 날카로운상상력 연구소 소장 '김용섭'이 쓴 책이다. 그는 이 책에서 글쓰기가 더욱 중요해진 시대에는 쓰는 것보다 더 강력한 것이 '페이퍼를 잘 쓰는 것' 이라고 주장한다. 살펴보면 경영 분야 혹은 사회 이슈에서 뽑아낸 페이퍼의 위력을 열거하면서 사실상 '문서 만들기'의 달인을 꿈꾸는 직장인들을 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사무실 업무는 대부분 문서와의 전쟁이다. 기록하고 남기고 보고하는 것이 지상 최대의 과제인 양 하면서 곱게 정리한 폴더 가득히 문서 파일들을 채워나간다. 이것들은 경력의 아카이브가 된다. 눈물을 머금고 참고 견뎌 남겨낸 것이기에 정말 소중하기 그지없다. 이런 마당이니 페이퍼 파워를 통해 성공에 도달한 이들의 훈훈한 이야..
옥상이 있으니 괜찮아
곧 이사를 간다. 새로 살 집 건물에는 너른 옥상이 있다. 빨래줄도 있고, 몇 가지 야채쌈 화분을 갖다 놓아도 좋을 공간이 되는 큰 옥상이다. 서울에서 마당있는 독채 구하기란 평생 '억'소리 나게 어려운 일이니, 하늘로 솟는 원룸 건물을 전전긍긍하면서도 마당못지 않은 여유를 부릴 수 있는 몇 평의 옥상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 무척이나 기쁜 참이다. (소유가 아니라 세입자의 권리로 공유하는 개념이지만, 어쨌든) 최근 나온 신간 중에 마당에 관한 에세이를 발견했다. 책 제목은 다. 동화작가이자 기자인 저자 서화숙은 서울 종로구 부암동의 마당있는 단독주택에 살면서 마당을 가꾸며 보낸 지난 몇 해의 기록을 이 책에 펼쳐내고 있다. 꼭 멀리 '떠나야'만 자신의 진정한 삶을 깨우칠 수 있다고 믿는 이들, 돈이 많..
위로가 필요해
요즘은 온 몸으로 계절을 마주하고 있다. 아침 저녁으로 자유로를 타는 출퇴근 길 셔틀버스 안에서 바라보는 창밖의 풍경은 밥 로스 아저씨가 슥삭 그려낸 '가을의 평화'와도 같다. 아침엔 버스 왼쪽 좌석, 퇴근길엔 오른쪽 좌석. 한강과 맞닿은 푸른 하늘이 뽑내는 물빛 하늘빛의 최고의 조화를 그저 바라본다. 책을 보거나 부족한 잠을 보충하던 셔틀버스의 시간이 '여행하는 기분을 만끽하는 행복감'으로 채워진다. 그 시간이 지친 하루와 삶을 긍정하기에 부족함 없는 위로의 한 토막이 되어준다. 오늘도 간간히 날아가는 비행기의 자취를 좇으며 내밀 수 없는 손을 차창에 대어본다. 잠시나마 더 이상 아무것도 필요없는 기분이 된다. 생 그 자체가 상처라고 생각했을 때를 떠올리기도 한다. 희망 따위는 기대할 수 없는 좌절의 ..
그 여자의 침대. 박현욱. 문학동네. 2008.
정한아 소설집 뒤에 문학동네의 다른 소설들 소개란에서 본 책. '아내가 결혼했다'의 저자 박현욱이 지었다는 이유만으로 나를 잡아끌어서 오빠야한테 도서관에서 빌려다 달라고 부탁했다. 아내가- 뿐만 아니라 '새는'도 잘 읽었었다. 90년대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참 많이 공감했을 것 같은. 노티나게 난 또 그런 이야기에 끄덕였었다. 제목이 좀 그런가. 지하철 오며 가며 서서 읽는데, 앞에 앉은 사람들이 책 표지를 빤히 쳐다보는 것 같았다. 오빠야한테 이 얘길 해줬더니, '그 여자의 침대에 그 여자만 있는 건 아니겠지.' 뜨억!!! 딩동댕. 참 보편적인 생각이다. #. 침대 때문에 불편했던 이틀이 어떤 일 년처럼 아주 긴 시간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또 순간의 일이었던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이틀이라는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