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공지사항
나의 생활
차군이 당직 근무를 하면 하루 저녁과 밤 시간이 온전한 내것이 된다. 그 다음날 일찍 퇴근한 차군도 내가 퇴근하기 전까지 자유시간을 누린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그 시간을 각자 은밀하게 계획한다. 차군은 집에서 미드를 몰아보고 있을 게 뻔하여 나는 크게 걱정하거나 궁금해 하지 않는다. 개인 활동은 믿음의 범주 안에 있다. 자유로운 저녁 시간을 맞이한 어제는 퇴근길에 합정 교보문고에 들렀다. 읽고 싶은 책 후보가 몇 있었는데, 직접 들춰보고 나서 남은 것은 하루키 신간 뿐이었다. 가만한 나를 가장 멀리 데리고 나가 놀아줄 이 이야기책을, 차군 다음으로 친하게 지낼 '이달의 책 친구'로 결정. 이제 두 챕터 읽었는데 재밌다. 8월 안에 다 읽을 수 있으려나.
오늘의 집순이
지난 밤 잠들기 전에 결심한 것이 있다. 하루는 종일 집 밖을 나가지 말자. 근래 볕 좋은 봄에는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강박으로 (물론 괜히 나왔다는 생각이 든 적은 한번도 없지만) 별 일 없어도 나가서 걷고, 사람들을 만나고, 술을 마시고 했다. 그동안 '집순이모드off' 상태가 지속됐는데, 적지 않은 월세를 내면서 자꾸 밖으로 나도는 것 또한 낭비지 않나 싶어, 하루 쯤은 집을 지키자,고 생각했다. 자동 알람으로 켜지는 오디오 때문에 어설프게 7시에 잠깐 눈을 떴다. 깨우는 사람도 없는데 마음껏 자야지, 그렇게 다시 눈을 감고 뜨기를 반복하며 결국 침대에서 내려온 시간은 오후 3시. 대충 밥을 먹고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고, 잠깐 현관을 나가 소파 방석을 털었다. 아, 적당한 봄바람과 봄볕의 유혹...
무제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며 하찮게 시간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