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방 레시피
공지사항
잘 알지도 못하면서 _ 나는 런던에서 사람 책을 읽는다 (김수정)
#. 책이 아니라 사람을 빌려준다? 는 유럽에서 시작되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리빙 라이브러리를 이야기하고 있다. 리빙 라이브러리는 책 대신 '사람'을 빌려주는 신개념 도서관이다. 도서 목록에 있는 것은 책 제목이 아니라 사람이며, 그들은 주로 세상의 편견이 되어왔던 사회적 소수자다. 개인의 가치 기준과 사회적 잣대에 기대어 상대방을 판단할 때 일어날 수 있는 오해, 불신, 미움, 갈등에서 벗어나기 위해 세상의 편견의 대상이었던 사람을 대출하여, 그들과 마주앉아 대화하는 시간을 통해 풀어나가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사람 한 권(!)당 주어지는 대출시간은 30분. 그 시간동안 자유로운 대화를 통해 상대방에 대해 쌓아올렸던 편견의 벽을 무너뜨리고, 일반적이지 않은 그들의 삶과 생각을 존중할 수 있게 된..
근황
그게 그렇게 궁금한 걸까... judain. all rights reserved.
마른 볕 냄새
주말 아침, 마른 볕 냄새에 취해 흐리멍텅해 진 기운으로 가만히 해가 드는 쪽을 바라보며 앉았다.
봄의 기적
coffee & tea 이후, 아주 오랜만 지횽의 소품집 '봄의 기적' 앨범발매 공연도 한다는데, 요즘 상태에서 그건 먼나라 얘기. 푸른 봄의 설레임을 가득 안은 앨범 쟈켓이 좋아 매일 책상에 올려두고 바라보며 , 오디오 사운드로 온 방 가득 '내 봄의 기적'의 염원을 울리며 산다. 요즘. 다 좋지만, 역시나 모든 앨범엔 풰이브릿송이 있기 마련. 4번 트랙 '전화'는 우울한 밤 시간 바닥으로 치닫는 감정을 콕 찝어, "이게 지금 니 기분"이라고 정의 내려주는 듯. 토닥토닥. ♩ 오지 않던 전화에 어둠 속 긴 시간을 뒤척이다가 아무 말도 못한 채 기다림에 지친 나를 데려가는 새벽 차가운 바람이 머문다 오늘 밤도, 내일 아침도 당분간은 '봄의 기적'에 흠뻑. + 지횽의 연주를 들으면 나도 미친듯이 기타를 치..
도서관을 위하여
책은 개인의 경험치 한계를 벗어나 더 큰 세상을 만날 수 있는 길목이다. 이는 한 권의 책을 통해 인생을 바꾼 이들이 말하는 바와 같고, 당장 책에서 지식과 즐거움을 얻는 우리가 공감하는 바와도 같다. 물론 아닌 사람의 경우에는 책은 곧 수면제요, 침상이요, 냄비받침대다. 하지만 그 유용성으로 따지자면, 책은 존재 자체로 참 위대하다. 발길하는 곳에 언제나 책이 있어 그 위대함을 따로 느낄 여력이 없다 하더라도 우리는 알고 있다. '책이 있는 곳에 꿈과 희망이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러나 ‘꿈과 희망의 도구’라는 별 것 아닌, 이 거창하지도 못한 존재의 부재가 당연한 곳이 있다. 오가며 지나는 여행자들이 버리고 간 잡스런 책들이 전부인 곳, 바로 세계의 오지다. 은 오지의 풍경을 생생하게 담고, 저자..
내게 가장 적절한 밤의 시간을 위하여 - 프라임타임 (베레나 슈타이너)
한동안 깨알같은 시간 마저도 좀 더 생산성있게 사용해볼까 궁리하는 시간관리론이 붐이었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모이를 줍는다며, 또 인간은 최소한 4시간만 자면 죽지 않는다며 달콤한 잠의 죄악을 읊어대면서, '아침형인간' 이 되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기똥찬 주장들도 속속 일었다. 남보다 더 긴 하루를 살기 원했던 많은 이들에겐 솔깃한 내용이었다. 하지만 '일찍 일어나는 새는 일찍 자야만 한다'는 진실과 '하루 4시간 수면으론 사람 구실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콧방귀를 뀌었다. 물론 나도다. 이후 어떻게든 주어진 24시간을 체감 48시간으로 만들어 살아볼 방도가 없을까- 연구한 결과물인양 짬짬이 시리즈, 하루 10분 시리즈, 출근 30분 시리즈 등이 출간됐다. 지켜보면 가히 현대인은 끊..
박민규 책 다 모았다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카스테라 지구영웅전설 핑퐁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김애란을 좋아하지만 그녀의 책을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는 것과 다름없는, 말하자면 나에게 있어선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고백하자면 나는 원래 박민규 책을 다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도 '나는 박민규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에 대하여 미묘한 죄책감을 느끼던... 어느 날이었다. 문득 박민규 콜렉션을 완성해야 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박민규, 처음 손에 붙들었던 그의 책 카스테라는 도서관에서 빌린 것이었다. 침대 위에서 몸을 접었다 폈다 하며 배실배실 거리고 뒹굴면서 보았는데, 아 뭔가 새로운 독서의 맛을 발견한 듯 했다. 그 후 지구영웅전설은 어쩌다가 샀고, 핑퐁은 와우북페스티벌 신간 판매대에서 구입해 읽었지만 박민규..
종이를 지배하는 자, 성공하리라!
얼마 되지 않은 경제 경영 분야 신간에 라는 제목이 있어 눈에 들었다. 날카로운상상력 연구소 소장 '김용섭'이 쓴 책이다. 그는 이 책에서 글쓰기가 더욱 중요해진 시대에는 쓰는 것보다 더 강력한 것이 '페이퍼를 잘 쓰는 것' 이라고 주장한다. 살펴보면 경영 분야 혹은 사회 이슈에서 뽑아낸 페이퍼의 위력을 열거하면서 사실상 '문서 만들기'의 달인을 꿈꾸는 직장인들을 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사무실 업무는 대부분 문서와의 전쟁이다. 기록하고 남기고 보고하는 것이 지상 최대의 과제인 양 하면서 곱게 정리한 폴더 가득히 문서 파일들을 채워나간다. 이것들은 경력의 아카이브가 된다. 눈물을 머금고 참고 견뎌 남겨낸 것이기에 정말 소중하기 그지없다. 이런 마당이니 페이퍼 파워를 통해 성공에 도달한 이들의 훈훈한 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