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공지사항
함께-가까이 혹은 멀리에서
"어떤 큰일을 함께 넘긴 사람들 간의 유대는 공고하다. 삶의 위대함이 얼마나 사소한 것에 있는지를, 또한 사소하다 생각하던 것들이 사실은 얼마나 위대한 것이었는지를 알게 된다. 아기가 태어날 누군가 그 어미의 손을 잡아 주었는가와 그렇지 않았는가, 세상이 모두 등을 돌렸을 때 어깨를 두드려 주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었는가와 없었는가는 하늘과 땅 차이. 무너지는 슬픔 속에서 어색하게나마 누군가를 안아 주었다면, 그 사람의 생의 온도는 달라졌을 것이다." , 김효정 누군가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라서, 갈무리.
에스키모의 막대기
에스키모는 자기 내부의 슬픔, 걱정, 분노가 밀려올 때면 무작정 걷는다고 한다. 슬픔이 가라앉고 걱정과 분노가 풀릴 때까지 하염없이 걷다가, 마음의 평안이 찾아오면 그 때 되돌아선다고 한다. 그리고 돌아서는 그 지점에 막대기를 꽂아둔다. 살다가 또 화가 나 어쩔 줄 모르고 걷기 시작했을 때, 이전에 꽂아둔 막대기를 발견한다면 요즘 살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뜻이고, 그 막대기를 볼 수 없다면 그래도 견딜 만하다는 뜻이 된다. 휴식은 내 삶의 막대기를 꽂는 일이다. 내 안의 나와 끝없는 이야기를 나누며 평화로움이 찾아올 때까지 가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 막대기를 꽂고 돌아오는 일이다. 김정운. p.263
요네하라 마리, 그 겁없는 상상력에 멀미가 난다
금요일 퇴근길에 광화문 매장에 들러서 막연히 요네하라 마리 책을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과 두 권을 놓고 고민하다가 이 책으로 결정. 전에 심선배가 읽을만하다고 했던 는 재고가 없어서 패스. 읽어야 할 책이 넘쳐나지만, 골방의 책장도 가득 찼지만! 불꽃 소유욕이 이는 책은 살 수 밖에... '바람이 없다면 우리가 바람을 일으키면 된다.' 요네하라 마리의 발명 제안은 내면의 니즈와 일상의 절실함이 만들어내는,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봤음직한 모든 것을 아우른다.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앗! 하면서 팡! 하고 터지는 아이디어들은 가능성의 경계를 허물고, 건방짐의 수준도 넘어선다. 감히,스러운 거침없는 생각이 쭉 뻗어나갈 때는 멀미가 나기도 한다. 화장실 갈 때 읽기 좋은 책이다. 득템.
나만 위로할 것.
생선 김동영의 두번째 책. 신간 리스트 여행 부문에서 그 이름을 발견하곤, 입고 되자마자 샀다. 봐야할 책들이 책상 위에 쌓여 가방 속에만 넣고 다닌지 며칠 만에 우연히 생겨난 잉여의 밤 시간동안 집중적으로 읽었다. 미국 66번 국도를 달린 그의 첫 책 에 이어 이번에는 아이슬란드다. 이름만 들어도 눈과 고독이 함께 할 것 같은 그 곳에서 그는 불안과 우울과 삶에 대한 처절하고도 담백한 고백들을 여행하는 동안의 이야기들을 빌어 내보였다. "젊음이 뭔지 아나? 젊음은 불안이야. 막 병에서 따라낸 붉고 찬란한 와인처럼, 그러니까 언제 어떻게 넘쳐 흘러버릴지 모르는 와인 잔에 가득찬 와인처럼 에너지가 넘치면서도 또 한편으론 불안한 거야. 하지만 젊음은 용기라네. 그리고 낭비이지. 비행기가 멀리 가기 위해서는 ..
독서일기
주체할 수 없는 과도한 인풋 상태, 매 순간 기회가 주어지는대로 요점을 메모하지만 정리가 안된다. 빌린책, 산책, 버린책 / 장정일 작년 여름에 읽었던 셔먼 영의 『책은 죽었다』는 책을 '기능적인 책'과 '안티 책'(anti book = 나쁜 책) 그리고 '책'으로 나눈다. 전화번호부나 교과서같이 정보만 가득 담은 책이 기능적인 책이라면, 안티 책은 저자가 누군지도 모르는 유명인사의 자서전이나 영화 개봉에 맞추어 급조된 책과 같이 '책 문화' 파괴에 앞장 선 책들이다. 거론한 기능적인 책과 안티 책은, 종이에 잉크를 묻혀 제본을 한 구텐베르크 이후의 발명품으로서 '인쇄 문화'의 말단에 속한 책이다. 반면 '책'은 인쇄 문화의 산물이긴 하지만, 인쇄 문화보다는 '책 문화'에 속한 책이다. 책 문화란 '숙성..
걱정없던 시절로 돌아가기
오늘 매장에 집책갔다가 발견한 요상한 책 '스트레스 - Re Action' 걱정없던 시절로 돌아가게 해 주는 태아자세 따라하기 이 페이지를 보고 정신없이 웃고, 좋아라 했다.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 무한가지 들어있는데, 좀 짱인 듯. 스트레스 RE ACTION - 영화 드라마 속 주인공들의 스트레스 리액션 따라잡기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mallGb=KOR&ejkGb=KOR&clickOrder=LEB&barcode=9788996282310 『스트레스 리액션』은 영화와 드라마 속에 숨어 있는 “스트레스 리액션의 좋은 예”들을 찾아서 구성한 책으로, 보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였던 기존의 스트레스 책들과 차별화된다. 책장을 넘기면, 나와 비슷..
일상의 미학 _ 작지만 확실한 행복 (무라카미 하루키)
창 밖으로 후두둑 거리는 빗방울 소리에 집중을 하다가 스르륵 잠이 들기를 반복한 일요일의 낮. 침대 위에서 함께 뒹굴던 오디오 리모콘이며 핸드폰이며 읽다만 책들이 발에 채여도 의식하지 않고, 어둑해지는 시간을 소진했다. 겨우 일어나 앉아 허기진 배를 콘푸라이트로 채우고 주말 버라이어티들을 무념무미한 얼굴로 보다가 책장에서 눈에 띈 하루키의 에세이 을 꺼내 들었다. 이상하게도 책의 하드커버가 보통의 것과 다르지 않은데, 물리적인 감촉이 말랑말랑하게 느껴졌다. "책 좀 봐야 쓰겄다~" 하고 대단히 자리를 잡고 앉지 않아도 읽기 편한 모양새를 한 것이... 겉은 그렇다치고, 진짜 알맹이의 매력은 그 목차에서만도 폴폴 풍겨났다. '지하철 표 간수의 묘책, 맛있는 두부를 먹기 위한 요령, 버릴 책과 간수할 책, ..
불멸의 로망, 세계 도서관을 순례하다 _ 세계 도서관 기행 (유종필)
만지작 만지작 할 틈도 없이, 서점에서 잠깐의 훑어봄으로도 충분한 구입 가치를 느낀 책 '세계 도서관 기행(유종필/웅진지식하우스)' ->정보보기 운 좋게 선물을 받아서 요즘 출퇴근길에 틈틈이 읽고 있다. 세계 최초의 도서관 '알렉산드리아도서관'부터 프랑스 파리 '미테랑 국립도서관', '리슐리외국립도서관', 'British Library', '상트페테르부르크대학도서관' 등 거대한 역사와 인류의 기록을 아우르고 있는 세계 지성의 보고들을 안내받는 기쁨이 쏠쏠한 책이다. 도서관과 책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겐 꿈과 같은 '도서관 기행'을 다녀온 저자는 다름아닌 국회도서관장 '유종필'. 그의 권위 덕분에 우리는 일반 여행자들에게는 공개되지 않는 세계 유수의 도서관 곳곳을 이 책에서 비교적 상세하게 볼 수 있다. ..